최근에 나의 몸을 가지고 한 가지 실험을 한 적이 있다.
토요일 아침과 일요일 저녁 이틀간 두 차례의 러닝을 통해 러닝 페이스를 측정해 보았는데, 같은 코스를 같은 강도로 달렸는데도 페이스가 6분 초반대에서 5분 초반대로 1분가량 단축되었다. (복장을 포함한 대부분의 변수들이 같거나 비슷했는데)
- 코스 : 장안교 - 군자교 왕복 5km
- 온도 : 28도(토요일 아침), 33도(일요일 저녁)
- 러닝화 : SC Trainer V2
- 복장 : 동일
- 체감운동강도 : 거의 동일
분명 같은 코스를 같은 강도로 달렸는데, 심지어 일요일 러닝은 폭염주의보가 있었을 정도로 온습도가 토요일보다 악조건이었는데 일요일 러닝이 뭔가 몸도 가볍고 기록도 좋게 나와서 원인이 무엇일까 찾아보게 되었다.
지난 러닝을 복기해 보니 아래와 같은 차이점을 추가로 발견할 수 있었다.
날씨 : 일요일 저녁이 토요일보다 햇빛 없이 바람이 더 많이 불었다.(물론 기온과 습도는 일요일이 더 높았다.)
식사상태 : 토요일 아침에는 공복상태에서 러닝을 했고, 일요일 저녁에는 당일 브런치 및 전날 저녁 국밥 섭취로 충분한 탄수화물을 섭취한 상태에서 러닝을 했다.
아무래도 유의미한 차이가 식사 밖에 없는 것 같아 식사와 달리기 페이스와의 상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의심하던 중, 현재 읽고 있는 이안 맥닐의 "초보러너를 위한 쉬운 마라톤"에서 아래와 같은 구절을 발견했다.
탄수화물은 활동적인 사람들의 주요 에너지원이다.
탄수화물이 없으면 러너들을 비롯해 다른 운동선수들은 에너지가 떨어지고 운동능력이 저하된다.
- 초보러너를 위한 쉬운 마라톤, 이안 맥닐
또한 공복 달리기의 의미는 탄수화물 뿐 아니라 체내에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하기도 하기에 부족한 수분 또한 주력, 즉 운동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식품에 더하여 음료도 달리기 능력과 전반적인 신체건강에 필수적인 요소다. 완벽한 러너의 식습관을 위해서는 운동 전, 중, 후에 충분한 양의 음료를 마셔서 몸 내부의 기능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음료는 영양소 운반, 체온조절, 노폐물 제거 등의 역할을 하며, 더운 곳에서 달리기를 할 경우 특히 중요하다.
- 초보러너를 위한 쉬운 마라톤, 이안 맥닐
결국 다이어트를 위한 러닝이 아닌 좋은 기록을 위한 러닝을 위해서는 다이어트과정에서 저탄수화물 식사대신 몸이 잘 달릴 수 있도록 적합한 연료를 보충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지금의 나는 다이어트가 목적이 아닌 풀코스 준비가 목적이기에, 안그래도 날이 더워서 몸이 쉽게 지치는데 먹는걸로까지 몸에 부담을 주지는 말아야겠다.
'러닝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엔지니어 그리고 러너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 춘천마라톤 첫 풀코스 후기 (0) | 2024.10.30 |
---|---|
선크림의 SPF와 PA의 의미 : 자외선은 A와 B가 있다 (0) | 2024.08.09 |
살빼면 더 빨리 달린다? : 체중과 달리기의 상관관계 (0) | 2024.08.05 |
살 빼려고 달리기 시작했다가 잘 뛰려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돼 버린 썰 (0) | 2024.08.01 |
여름철 온도 습도와 달리기, 러닝 페이스의 상관관계 (0) | 2024.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