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로그

살 빼려고 달리기 시작했다가 잘 뛰려고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돼 버린 썰

카페로망 2024. 8. 1. 09:45

오늘부턴 여기가 헬스장이다


나이 마흔, 체중 82kg, BMI 30, 혈압은 고혈압 1단계

WHR(Waist/Hip Ratio)를 제외하면(뱃살만큼 엉덩이 살이 많아서 정상이 나오는 비정상적인 상황) 어느 수치를 봐도 비만에 대사증후군 경계선상에 있어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그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달리기였을 뿐

그동안 크게 5차례의 체중감량이 있었고 모두 비만에서 정상범위까지 10km 내외의 감량을 하는 데에는 성공했었지만 무절제한 식습관과 식탐 덕에 이를 유지하는 기간은 얼마 되지 않았고 나의 체중은 정규분포 그래프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 본래 비만상태로 회귀하곤 했다.

다만 차이는 나이를 먹어갈 수록 "그깟 다이어트 맘만 먹으면 금방이야"라고 호기롭게 말하며 언행일치를 이루던 20~30대와는 달리 이제는 쉽게 빠지지 않고 조금만 과식해도 쉽게 체중이 원복 되는 40대에게 다이어트는 뭔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피트니스 등록할 돈으로 운동화를 사자

보통 피트니스 클럽을 등록해서 다녀도 대부분의 시간은 트레드밀 위에서 보냈던 지라 어차피 (대부분) 뛰기만 할거 헬스장에 돈 쓰지 말고 집 근처 중랑천에서 뛰자는 마음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뭔가 목표가 없으면 해이해질 수 있으니 중장기적인 목표를 하나 잡아두고 달려보자는 마음에 3달쯤 뒤에 열리는 하프 마라톤에 참가신청을 했다.(참고로 이때까지 하프는커녕 10km 마라톤도 참가경험이 없었다.)

무턱대고 21km를 뛰겠다고 대회 참가 신청을 해버리니 장점은 "대회 끝나기 전까지 완주만 하자"는 비장한 마음가짐으로 적어도 중도포기하는 상황만 만들지 말자라는 마음으로 꾸준히 달리러 나가는 빈도가 늘었다는 점이다.
 

본래 달리려던 목적을 잊다

처음엔 2km로 시작해서 4km, 5km, 8km 그리고 10km...
사실 달리기를 반복할 수록 거리는 꾸준히 늘었지만 달리는 양태는 달린다고 말하기 민망할 수준의 달리다 거어어어어어얻고 달리다 거어어어어어어얻고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그걸로 충분했다. 어차피 첫 하프마라톤에서의 목표는 네 다리가 아닌 두 다리로 완주하는 것이었기에

그런데 러닝의 거리와 달리는 페이스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어느새 운동을 시작했던 본래의 목적을 잊고 있음을 발견했다.

아 맞다, 나 이거 살 뺄라고 시작한거잖아? 왜 갑자기 속도와 거리에 집착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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