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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램지식 스테이크 굽는법 (시즈닝에서 굽기까지) feat. 브로켈 말벡

카페로망 2021. 11. 10. 14:07

트라피체 브로켈 말벡 feat. 시즈닝한 와규 등심과 부채살

불편을 감수하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 스테이크

집에서 스테이크를 구워먹으면 그 고기와 기름냄새가 몇일동안 빠지지않아 여간 번거로운게 아닌데요,

(심지어 공기청정기의 클린부스터를 계속 틀어놔도 쉽게 해결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느긋하게 그리고 원하는 주류를 페어링하여 입맛대로 구울 수 있는 홈스테이크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오늘은 근처 마트에서 호주산 와규 등심과 부채살을 사왔습니다.

우선 집에 오자마자 셀러를 스캔하며 함께 먹을 와인을 정해두고 시즈닝 작업부터 들어갑니다.

 

스테이크 시즈닝

고기 위아래로 키친타올로 덮고 꾹꾹 눌러서 핏물을 제거합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핏물은 키친타올에 스며드는 붉은색 물로 소고기에서 고기의 모든 피는 도축 과정에서 제거되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핏물이 아닙니다.
이는 고기의 사이사이에 있는 수분과 지방 그리고 '미오글로빈'이라고 하는 성분인데요,

붉은색을 띄는 '미오글로빈'은 근육 속에 들어있는 산소 운반하는 단백질입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핏기를 제거한 고기에 소금 2큰술로 앞/뒷면에 밑간을 해줍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백종원씨의 언급에 따르면) 이정도면 짜겠다 싶을정도로 충분히 간을 해주라는 것입니다.
저는 히말라야 소금과 오뚜기 통후추, 허브솔트 3가지를 사용해서 시즈닝을 했습니다.
로즈마리가 있으시면 함께 뿌려주면 좋다고 하는데, 저는 없어서 패스.

 

올리브유를 고기 전면에 고루 발라줍니다.

이때에 맨 손으로 바르시면 손에 기름기가 빠지지 않아 고생하실태니 위생비닐장갑등을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올리브유로 고기 전면을 충분히 코팅해 준 뒤에 시즈닝이 충분히 고기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30분에서 1시간 숙성시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고기를 굽기 시작할 시간에서 30분 전에는 냉장고에서 고기를 빼서 상온에 두어야 합니다.

이는 고든 램지가 제안했던 맛있는 스테이크 굽기의 일환으로
고기의 온도가 너무 차면 고기 내부까지 고르게 열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설령 고기의 굽기를 레어로 한다고 하더라도 상온에서 전체적인 고기의 온도를 맞춰주는 작업은 고르게 잘 구워진 스테이크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하네요.)

 

스테이크 굽기

올리브유를 두르고 센불에 튀기듯이 굽는다

달구어진 팬에 올리브유를 종이컵반정도 두르고 팬 전체에 골고루 발라지게 한 다음 센불에서 육즙이 빠지지않게 튀기듯이 굽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센불인데요, 슈퍼 웰던(?)이 아닌이상 스테이크가 고기를 속까지 완전 익혀먹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겉은 바싹 튀기듯이 구으면서 속은 육즙이 살이있는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서히 익히는 것이 아닌 겉부분에 집중해서 바싹 굽는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쁜갈색으로 바싹 익으면 고기를 뒤집어 준다.

스테이크 굽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 번 뒤집지 않는 것이 육즙의 손실을 막고 고기가 질겨지지 않는 스킬이라고 합니다. 두꺼운 부채살의 경우 약 2분정도 뒤에 고기를 살짝 들어봐서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했는지를 확인 한 후 뒤집습니다.

버터(+마늘)향을 가미한다.

고기가 없는 팬의 가장자리에 버터 1-2 큰 술을 넣고 녹입니다.

이 부분은 고든램지가 제안하는 방법으로 고기에서 버터의 풍미를 더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버터가 다 녹으면 팬을 살짝 기울여서 버터가 고기 쪽으로 흘러 고기표면에 스며들도록 해줍니다.
이 후 팬을 내려놓고 스푼으로 녹은 버터를 스테이크 위에 골고루 끼얹어 줍니다.

여기서 녹은 버터에 다진 마늘(혹은 으깬 마늘)을 넣으면 갈릭향이 추가가 되는데, 이는 취향에 따라 가감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고든램지의 경우 여기에 타임을 곁들여서 시즈닝/굽기를 하던데 저는 타임은 구할수가 없어서 패스

 

스테이크 레스팅 : 플래이팅을 하는 5분간 스테이크를 쉬게하자

스테이크 레스팅은 고기 중심으로 몰린 육즙을 열을 빼면서 고기 전체에 골고루 다시 퍼뜨리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적어도 5분정도는 고기가 불에서 나와 온기를 고르게 퍼뜨리며 쉴 시간을 주시면 훌륭한 스테이크 완성!

 

브로켈 말벡 특유의 스모키함과 진한 감미는 스테이크와 무척 잘 어울립니다.

 

배우 김혜수를 연상시키는 와인

오늘 와규 스테이크와 함께한 와인은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품종 말벡입니다.

시가박스, 농밀한 초콜렛, 잘 구워진 오크통을 연상시키는 트라피체의 브로켈 말벡은 아내의 참신한 표현을 빌리자면 영화 "타짜"에서 고니를 회상하는 씬의 정마담(김혜수)을 연상시키는 맛이라고 하네요.

 

그 말이 틀리지 않은 것이 중후한 바디감과 스모키함이 앳되고 푸릇푸릇한 매력보다는 농밀한 성숙미를 풍기는 와인이라서 그런지 뭔가 이 와인과 배우 김혜수님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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