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상가, 헐리우드 극장에 방문한 뒤 주린배를 채우던 곳
고등학생 때부터 낙원상가는 늘 코묻은 돈을 만지작 거리며 동경하던 악기들을 손가락만 빨며 구경하던, 노가다 알바로 번 돈을 모아서 꿈꾸던 악기를 구매하던 추억의 장소였습니다.
헐리우드 극장 역시 같은건물에 위치한 메이저 하지 않은 흑백영화들을 볼때나 시사회로 영화를 관람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악기/영화를 보고 난 뒤 늘 주린배를 채우는데에는 그다지 선택지가 많지 않았습니다.
근처 햄버거 페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 세트를 먹거나 어학원 건물 앞 포장마차에서 김떡순을 사먹곤 했는데요,
직장인이 되고 부터는 뭔가 이런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 말고 뭔가 개운하고 깔끔한 음식이 생각나더라구요.
그러면서 알게된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맛이지? 맛이 생기다가 만것 같은 이 국물맛은?" 하면서 당황하면서 슴슴한 고기육수와 함께 유진식당의 평양냉면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어느새 종로3가에 들릴 때마다 들러 평양냉면 한그릇 하는 가게가 되었습니다.
낮유밤굴 : 낮에는 유진식당, 밤에는 굴보쌈
종로3가에서 찾게 되는 음식점은 크게 2가지로 갈립니다.
술한잔 하러 방문이냐, 아니면 술 한잔 하고난 뒤의 방문이냐
혹은
낮에 방문이냐 밤에 방문이냐
저는 지인들과 종로에서 모여 술한잔을 할 때에는 주로 굴보쌈과 함께 술을 마시지만
술이 어느정도 들어간 뒤에 뭔가 입가심 겸 가벼운 2차를 할 때에는 유진식당을 찾는 편입니다.
마찬가지로 저녁식사 시간을 기준으로 조금 낮이나 조금 이른 저녁이다 싶으면 유진식당의 냉면과 지짐이와 함께 가볍게 한잔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슴슴한 매력이 있는 평양냉면
개인적으로 유진식당의 가장 큰 매력은 처음엔 조금 고기잡내가 거슬리지만 익숙해지면 나름의 매력이 있는 슴슴한 육수에 나오는 평양냉면이 아닐까 싶네요.
저도 처음 방문했을 때 돼지고기 수육 삶던 물로 만들어주는 냉면인가 싶을정도로 육수맛이 비리면서 그렇다고 설렁탕처럼 진하지도 않은 국물이 충격적이었는데요, 이상하게 종로에만 오면 이 집 냉면이 생각나는 건 왜인지, 냉면에 약을 말았나 싶을정도의 묘한 중독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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