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ne Log

와인 관능 테이스팅 세미나 참가 후기

Caferoman 2021. 8. 12. 00:30

와인에 존재하는 다양한 아로마와 부케

 

출처 : WSA 와인아카데미



WSA 와인 아카데미에서 주최한 관능 테이스팅에 참여하고 왔습니다. 와인에서 발생하는 향을 맡아보고 이를 감별해보는 세미나 수업인데요.

"그냥 마시면 되지 업도 아니면서 무슨 그런 쓸데없는데에 시간과 돈을 쓰냐?" 라고 반문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이 익숙한 느낌이 아내의 음성 같은건 기분 탓이겠죠?)

아로마 키트로 진행하는 수업이 아닌 실제 대상에서 나오는 향을 맡아가며 와인에서 나는 아로마와 부케의 특징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실습 위주의 세미나였습니다.

사실 다른 술보다 와인을 좋아하게 된 계기도 커피만큼이나 복합적이고 섬세한 향 때문이었거든요.

와인의 다채로운 향에 대한 신선한 경험

 

여러가지 향을 맡으면서 알게된 신기한 점들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 연어와 거북이는 물냄새의 미묘한 차이를 구분해서 고향으로 돌아간다.(순간 무한한 존경심이...)
  • ‎같은 장미라도 색깔에 따라 향이 다르다. 색이 진할 수록 향이 연해진다 흰장미 >> 분홍장미 > 붉은장미 와 같이(그동안 꽃에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 ‎까시스 향은 열매적인 느낌보다 블루베리 같은 느낌에 가까웠다.
  • ‎정향 == 치과냄새, 감초 == 한약방냄새
  • ‎의외로 자몽, 체리와 살구는 자체 향이 강하지 않다.
  • 샤프란은 세제 샤프란을 생각하면 안된다 오히려 다즐링 홍차 잎파리에 가까웠다.
  • ‎이스트향을 실제로 처음 맡아봤다. 샴페인에서 나던 빵굽는 향이 이스트였구나...

테이스팅한 와인들

출처 : WSA 와인아카데미



Louis Roederer, Brut NV (루이 로드레, 브뤼 NV)

  • 갓구운 식빵 향이 났으며 떫은배? 혹은 청사과 같은 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새콤한 산미를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처음에는 구연산이라고 적었는데 소믈리에님께서는 레몬에 가까운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무튼 간만에 일반적인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니 좋네요

Domaine Rene Mure, Clos Saint Landelin Gewurztraminer Grand Cru (도멘 르네 뮈레, 끌로 생 랑드랭 게부르츠트라미너 그랑 크뤼)

  • 리치80에 살구20 느낌의 아로마, 아카시아 꿀같은 단향의 게부르츠트라미너는 딱 디저트와인으로 마시기 적당한 수준의 당도였습니다. 과일을 제외한 맛은 버섯, 버터 같은 맛이 나는것 같아 적었고 소믈리에님께서는 심지어 생강 향도 난다고 했으나... 리치향이 지배적인 탓인지 좀처럼 이외의 향을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Marques de Casa Concha Pinot Noir (마르케스 데 까사 콘차 피노 누아)

  • 여자 향수에서 많이 맡을수 있던 향기가 그동안 인공적으로 만든 향인줄 알았는데, 오늘 하얀장미꽃의 향을 맡아보니 이게 장미향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라즈베리 ~ 레드 체리 정도의 과일 맛이라고 생각했는데, 소믈리에님께서는 석류의 맛이 난다고...(역시 아무나 할수 있는 소믈리에가 아닌가 봅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스리랑카 마른 홍차잎의 느낌이 났는데... 모범답안은 아닌것 같습니다.

Marques de Casa Concha Carmenere (마르케스 데 까사 콘차 까르미네르)

  • 그동안 물에 젖은 가죽향 흙향으로만 느껴지던 칠레 까르미네르에서 보리의 부케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블랙베리라고 단정짓던 과일의 아로마도 좀더 까시스나 블랙 체리같은가? 하며 좀 더 구분지어서 생각해보게 되었구요. 이번 센서리 수업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까르미네르 감별력 향상이라고 해야할까요?

부쇼네, 과숙성 와인

그외에도 인상깊었던 수업 중 하나는 부쇼네가 생긴 1985년 보졸레 와인(Gamey)와 과숙성된(시음시기가 지난) 1985년 보르도 와인을 직접 마셔보는 순서였습니다.

부쇼네가 있는 와인은 정말 기분나쁜 알콜향과 썩은 포도껍질같은 맛이 역해서 한모금 넘게 마시기가 어려웠지만 과숙성된 와인은 낙엽과 오래된 히비스커스 차같은 (그러나 색깔은 흙벽돌에 가까운) 이녀석은 거의 사라진 타닌감이나 휙하고 사라지는 바람 같은 바디감을 가졌지만 이마저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어느정도 올드빈티지 와인의 매력이 이런게 아닐까 하고 조금 추측을 해볼수 있었다고 해야할까요?

무튼 어제는 세미나에서 깔짝깔짝 와인을 마시고 왔더니 감질맛이나서 집에와서 한병을 뜯고 싶었으나...

매일밤 함께 음주하는 분께서 오늘은 맥주가 땡긴다 하셔서... 대신 맥주를 먹었습니다.

하여, 오늘 저녁에는 반드시!! 와인 한병 뜯어야겠다고 글을 쓰면서 다짐하고 있었는데

어제 그분께서 문자가 오기를 오늘은 연태고량주가 땡긴다고 하시는군요...

와인이 땡기지만 상황이 안 도와주는 금요일입니다.
무튼 다들 행복한 불금 보내세요~

반응형